벌써부터 '박원순 지우기' 돌입? 오세훈의 의미심장 업무보고

2021년04월15일 14시21분|박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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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본격적으로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일까.

오 서울시장에 대한 부서별 업무보고에 특이점이 발견됐다. 최근 한국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청이 준비하고 있는 부서별 업무보고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이 제외됐다. 이로 인해 향후 오 시장이 박 전 시장의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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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에 대한 각 실·국·본부별 업무보고가 16일까지 진행된다. 그런데 이 업무보고에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남북교류협력단, 서율혁신기획관이 제외됐다. 이 세 곳의 공통점은 박 전 시장이 재임 시절 상당히 신경쓰고 공도 많이 들였던 부서라는 것.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과 서울시, 서울시의회가 참여해 제안을 정책으로 만드는 기관이다. 과거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사실상 시의회 기능을 침해하는 기구가 될 것이라는 반대로 인해 설립에 관한 조례가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이 애착을 보이며 2019년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남북교류협력단은 2018년 박 전 시장의 의지 하에 서울시가 전국 지방정부 중 최초로 만든 조직이고 서울혁신기획관의 경우 박 전 시장이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하던 2011년 시장 직속으로 만든 직책이다. 이들에 대한 보고를 오 시장이 받지 않는 것.

오 시장이 박 전 시장의 흔적을 지울 것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다. 지난 8일 공식업무를 시작한 오 시장은 6층 집무실에 있었던 침대와 디지털 시장실 등을 철거했다. 따라서 업무보고에서 이들을 제외한 것은 박 전 시장의 흔적을 정리하는 수순이라는 예상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은 후보 시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보낸 답변서에서 박 전 시장의 229개 정책 중에 171개를 폐기하거나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폐기에 해당했다. 자신의 주요 공약인 스피드 주택공급을 위해 주택건축본부의 업무보고를 하루 앞당긴 것과 대조적이다.

취임 첫 날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의 사업에 대해 "쉽게 취소하지 않겠다"라며 신중함을 보였지만 사실상 흔적 지우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 모든 조직이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은 "시민 참여가 중요한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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