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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다는 것에서 '제2의 N번방'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자, 무슨 얘기냐구요. 남자 아이돌을 성희롱하는 소설 '알페스'를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습니다.
이 청원은 한 래퍼가 공론화하기 시작했는데요. 래퍼 손심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알페스에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실존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변태적 수준의 성관계와 성고문, 혹은 성폭행하는 상황을 설정한 수위 소설로 가득 차 있다"면서 "알페스가 음지 문화라는 희석된 용어로 양심의 가책을 덜고, 비판하는 이들은 사이버불링을 해서 SNS를 이용하지 못하게 린치를 가해 조직적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손심바는 알페스에 대해 "이것은 소라넷과 N번방 사건을 잇는, 우리 사회가 경계하고 뿌리 뽑아야 할 잔인한 인터넷 성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해당 청원 역시 손심바의 의견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청원인의 글에 따르면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의 준말입니다. 실존하는 동성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망상 연애 소설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이 알페스에는 실존하는 남자 아이돌이 동성애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변태스러운 성관계 또는 성폭행 행위 등을 묘사합니다. 성범죄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불거진 주장은 남자 아이돌 뿐 아니라 역사적 인물과 세계적인 축구선수를 대상으로도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등장했는데요.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의사와 민족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등장시킨 소설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들고 있죠.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가 성관계를 갖는 만화가 트위터에서 대놓고 유통됐다는 글까지 등장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로 추정되는 인물이 성행위를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트위터에는 한 유저가 '안중근이랑 이토 히로부미 BL로 엮어버립시다'라는 글이 올라오자 '누가 공(남성 역할)이죠'라는 댓글이 등장합니다. 그러자 다른 유저는 '아무래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쏜 걸 생각하면 안중근이 공이고 이토 히로부미가 수가 되는 게 자연스럽겠다'라고 대답합니다. 해당 만화를 만든 유저는 그림에 대해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신나고 아름다운 칙칙폭폭 기차놀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존 인물인 축구선수 손흥민도 있습니다. 한 트위터 계정에는 손흥민과 그의 토트넘 팀 동료인 토비 알더베이럴트를 주인공으로 한 알페스 게시물이 올라왔는데요. 토비 알더베이럴트는 지난 2015년 결혼한 유부남입니다. 가도 너무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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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알페스 지지자들의 항변을 살펴볼까요. 이들은 음지 문화일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도 아니고 특정 이름을 검색해야만 볼 수 있는 글이다라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들이 상업적으로 알페스를 활용한다고도 강조합니다. 이건 범죄가 아니다. 애정이다. 죄책감도 없다. 그냥 문화다라는 얘기고, 나아가서 이런거 안하면 아이돌 시장이 망한다고까지 주장합니다.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가 안될 법 합니다. 아니, 실존 인물이 성착취 당하는 것으로 누군가는 돈을 버는 시장이 있다고 한다면 그 시장은 망해야되는게 맞습니다.
자, 다시 청원 내용을 살펴볼까요. 청원인은 "평균 연령대가 어린 아이돌이란 직업군 특성 상 피해자의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 초년생이 된 아이들이다"라면서 "아직 가치관 형성도 덜된 이들이 이토록 잔인한 성폭력 문화에 노출되어 받을 혼란과 고통이 감히 짐작도 되지 않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사태로 알페스는 단순히 남성 아이돌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죠. 개인적인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서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이나 현재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축구선수까지도 거리낌없이 활용한다는 것. 당연히 해당 인물의 동의를 받았을 가능성은 1도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실존 인물이 성착취 당하는 것으로 누군가가 돈을 버는 시장이 있다고 한다면 그 시장은 망해야되는게 맞습니다. 자, 이제 손흥민과 알더베이럴트에게 이 사실을 하루 빨리 알려줘야하지 않을까요.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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