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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스포츠모델 대회 1위 출신으로 몸매도 좋다. 거기에 애교 섞인 경상도 사투리까지 갖춰 삼위일체다. 그런데 여기에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강백호, 서태웅, 윤대협 등 주인공들의 이름과 대사도 술술 읊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만약 농구 팬이라면, 치어리더 김유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우리가 꿈꾸던 이상형이다.
농구장 헌팅
“본인의 가장 큰 매력이 뭐예요?”
<월간여신> 코너를 연재한 것만 해도 수년째. 보통 첫 질문부터 이렇게 짓궂게 물으면 웃거나 당황하던데, 그녀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기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아주 또박또박하게 “팔색조? 카멜레온? 과즙미? 청순, 섹시, 귀여움...”이라고 술술 읊는다. 보통이 아니다.
보통 사람과 다른 그녀의 이런 기운은 사실 인터뷰보다 먼저 진행됐던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일찍이 느껴졌다. “이런 촬영은 처음이에요”라며 수줍어하던 시간은 인사를 나눴던 1분 정도? 촬영이 시작되고 셔터 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리자 능숙하게 포즈를 취한다. 그녀의 말마따나 청순하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게 정말 팔색조와 카멜레온 같다.
“고등학교 때 댄스 동아리였거든요. 제가 창원에 사는데, 그때 창원 LG 세이커스가 홈경기 하프타임에 저희 같은 학생 동아리 팀을 불러 공연하는 이벤트가 있었어요. 친구들이랑 8명 정도? 해서 나가서 경기 전에 가서 리허설을 했어요. 그때 어떤 언니가 와서 ‘치어리더 해볼래? 하는 거예요. 그땐 누군지 몰라서 얼떨떨했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까 유명한 분이더라고요. (김)연정 언니요.(웃음) 이때가 2013년 가을이었어요. 제가 18살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한민국 최고의 치어리더 중 한 명인 김연정이 일찍부터 알아본 재능. 김유나 치어리더는 그렇게 고등학생 이른 나이에 단상에 서게 됐다.
“원래 그런 욕심이 좀 있었어요. 치어리더 하기 전 중학교 때도 그 <슈퍼스타 K> 있잖아요? 아마 그때가 시즌 2였나? 시즌 3였나? 아무튼 부산에서 오디션이 열렸어요. ‘제2의 강승윤을 찾아라!’라면서. 그걸 보고 너무 나가고 싶어서 엄마한테 얘기 안 하고 신청한 다음 새벽에 몰래 부산에 갔어요.(웃음) 긴장해서 번호표 달고 거의 울면서 부르다가 떨어지고 왔죠.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지금도. 하하하.”
“그리고 이번에도 한 2년 전쯤? 창원이랑 대구 쪽 방송국에서 교통 캐스터를 뽑았어요. 1차는 어떻게 붙었는데, 2차에 가서 마지막에 떨어졌어요. 제시어를 받고 아무거나 얘기를 해야 하는데, 제가 평소에 원래 그런 데서 긴장을 많이 해서.(웃음) 떨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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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K든, 교통 캐스터든 어디라도 하나 붙었으면 우리 잡지 말고 다른 잡지에서 볼 뻔 했겠어요. 여튼 그녀의 이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창원시 최고의 스포츠모델을 뽑는 ‘2018 Mr&Ms 창원’에서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창원을 대표하는 몸짱이었던 것.(2018년 한정)
“한 번 해보고 싶어서 나가봤는데, 얼떨결에 그렇게 됐어요.(웃음) 하, 그때 한창 좋았는데 요새는 살이 자꾸 쪄서... 그래서 제 올해 목표가 다시 그 대회에 나가서 입상하는 거예요. 그때 생각하면서 독하게 다시 한 번 해보려고요.”
슬램덩크 읽는 여자
그렇게 일찍부터 시작해 한 길만 걸은 그녀, 이제는 어느덧 팀에서 세 번째 연차를 자랑할 정도로 베테랑이 됐다.
“그렇긴 한데 아직도 혼나요.(웃음) 연정 언니는 카리스마도 있고, 엄청 프로 같이 섬세한데 저는 완전 반대거든요. 팀 내 연차가 세 번짼데 아직도 연정 언니한테 가끔 혼나고 그래요. 하하.”
지금은 농구에 야구에 축구에 배구에 모든 종목을 섭렵했지만,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스포츠는 정말 아는 게 ‘1’도 없었단다.
“스포츠에 관심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냥 춤추는 게 좋아서 동아리하다가 스카우트된 거니까.(웃음) 그해 바로 LG에서 데뷔했는데, 진짜 정신도 없었고 혼도 많이 났죠. 지금보다 이벤트도 더 많았던 시절이었어요. 델몬트 타임이라고 있거든요? 팬분들이 계신 구역에 가서 델몬트 바나나를 나눠드리는 이벤트인데, 저는 이상하게 그 시간이 그렇게 좋았어요. 팬분들과 하나하나 눈 마주치고 교감하는 게 즐겁더라고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꿈도 못 꾸지만요.”
전광판에 숫자가 왜 2점이 올라가는지 3점이 올라가는지 몰랐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만있지 않았다. 팬들을 그리고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위해 책을 폈다. 그녀의 학습지는 국민 농구교본인 만화 ‘슬램덩크’.
“노력을 많이 했어요. 다들 농구는 슬램덩크로 시작한다고 하길래 슬램덩크도 열심히 봤죠. 제 등번호가 10번이거든요? 이게 왜 10번이냐면 슬램덩크 읽고 강백호가 너무 멋져서 10번으로 바꿨어요... 슬램덩크 덕분에 이제는 경기장에서 응원할 때 속으로 ‘오, 저건 레이업’, ‘오, 저건 리바운드’, ‘오, 저건 트래블링인데?’하면서 보고 있어요. 심판님들 수신호도 몇 개는 알아요 이제.”(웃음)
그녀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팬들에게 더 멋진 안무를, 더 신나는 응원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NBA 치어리더들을 보기 위해 NBA도 찾아서 봤단다. 생각보다 학구파다.
“새로운 선수가 오거나 새로운 응원가를 만들 때마다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NBA 치어리더들의 영상을 찾아보는데, 거긴 약간 농구 퍼포먼스에서 따온 안무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공은 없지만 드리블하는 듯한 안무나 이런 거요.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이번에 좀 따왔어요. 제가 생각보다 공부를 좀 많이 하는 편이에요.”
출처 : ROOKIE(http://www.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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