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대생이 '자취방에 집주인이 침입하려 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구했다.
18일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집주인이 현관 도어락의 마스터 번호를 사용해 집에 침입하려 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지난 16일 접수됐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 A씨(24·여)는 지난 8일 오후 집주인의 '수상한 행동'으로 공포에 떨었다.
갑작스러운 수업 취소로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중 '삐삐삐삐' 하는 도어락 키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문에 걸쇠가 걸려 있어 열리진 않았지만 분명히 누군가가 문을 열려고 시도했음을 직감한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잠시 뒤 경찰이 붙잡아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집주인 아저씨' B씨였다.
B씨는 "왜 세입자 집의 문을 함부로 열었냐"는 경찰의 질문에 "의자를 교체해주러 들어왔다. 마스터 번호가 있어 이를 눌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의자를 교체해달라고 요청한 적 없다"고 따지자 아랫집 호수를 대며 "그쪽에서 부탁한 것과 헷갈렸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은 B씨에게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수준의 경고만 하고 철수했다.
이후 A씨는 집주인 B씨에게 여러 차례 사과를 요구했지만 B씨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왜 월요일 낮부터 수업을 안 가고 집에 있었냐"며 "집주인이 세입자 집에 들어오는 것이 왜 범죄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수업을 가지 않았냐고 묻는 것을 보니 복도 폐쇄회로(CC)TV로 평소 나의 행적을 감시하지는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복도 카메라로 내가 비밀번호 누르는 모습을 보고 들어온 것인지, 정말 마스터 번호를 이용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라며 "대학 수업이 있어 여전히 자취방에 머물고 있다. 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언제 또 집주인이 찾아올지 몰라 두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걸쇠가 걸려있어 집 안에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주거침입'이 아닌 '주거침입 미수'로 그칠 것 같다"며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해 정신적 트라우마를 형성시킨 것 아니냐. 분명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고소장 접수 때 만난 경찰들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해당 경찰관은 '집주인이 40년생인데 설마 다른 마음을 먹고 침입하려 했겠냐. 범죄 의도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기척을 죽이고 있었던 내 잘못이라고 하더라. 문이 열리는 순간 방문을 열고 얼굴을 확인한 뒤 '누구세요' 했어야 한다는데 그랬다 한들 이미 주거침입을 시도한 사실이 변하지 않는데 피해자를 2차 가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 고소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예정이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
ⓒ 올댓프리뷰 "비트스포츠" (www.beatsports.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